넉 달 만에 105% 올랐던 지수가, 3주 만에 약세장으로 내려앉았다.
7월 17일(현지시간)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SOX)가 장중 최대 5.7% 하락하며 6월 말 사상 최고치 대비 낙폭을 20% 이상으로 키웠다. 통상 고점 대비 20% 하락을 약세장(베어마켓) 진입 기준으로 보는 만큼, 지수는 공식적으로 약세장에 들어섰다고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3월 저점부터 6월 고점까지 105% — 그 뒤가 문제였다
30개 반도체 종목으로 구성된 이 지수는 3월 저점에서 지난달 고점까지 105% 급등했다. 메모리와 AI 가속기 수요가 폭발하며 만들어낸 랠리였다. 상승폭이 컸던 만큼 차익 실현 물량도 거셌다는 평가다.
이날 엔비디아는 2.2% 하락했고, 인텔은 2.0%,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는 5.6% 밀렸다. 마이크론과 샌디스크 등 메모리 관련주도 함께 약세를 보였다고 전해졌다.

방아쇠는 '또 한 번의 딥시크 모먼트' 공포
시장이 흔들린 배경으로는 두 가지가 지목된다. 첫째, 중국 문샷 AI가 미국 최상위 모델과의 격차를 좁혔다고 주장하는 신형 모델을 내놓으면서 미국의 기술 우위에 대한 의구심이 커졌다는 점이다. 둘째, 빅테크가 쏟아붓는 대규모 AI 설비투자가 실제 수익으로 돌아올 것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신뢰가 흔들렸다는 점이다.
블룸버그는 이 흐름을 지난해의 '딥시크 모먼트'가 재연될 수 있다는 공포로 요약했다. 값싼 오픈 모델이 고가 하드웨어 수요를 잠식할 수 있다는 논리다.
마치며
실적이 나빠져서 빠진 것이 아니라, 이야기가 바뀌어서 빠진 국면이다. 그만큼 되돌림도 빠를 수 있지만 반대로 '설비투자 회수' 질문이 해소되기 전까지는 변동성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국내 메모리주도 이 지수와 같은 방향으로 움직여 온 만큼 흐름을 함께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