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삼킨 메모리 수요, 이번엔 미국 땅에 330조원을 쏟아붓게 만들었다.
미국 메모리 기업 마이크론이 2035년까지 미국 내 반도체 투자 규모를 기존 2000억 달러에서 2500억 달러(약 330조원)로 500억 달러 늘린다고 9일(현지시간) 발표했다고 CNBC 등이 보도했다. AI 시대 메모리 수요가 폭발하면서 미국 내 생산 능력을 서둘러 키우겠다는 것이다. 발표 당일 마이크론 주가는 약 5% 올랐다고 전해졌다.

뉴욕 '역대 최대 반도체 단지' 첫 삽
마이크론은 뉴욕주 클레이(Clay)에 짓는 D램 메가팹에서 첫 콘크리트 타설 이정표를 당초 계획보다 한 분기 앞당겨 달성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이 단지가 미국 역사상 가장 큰 반도체 생산 부지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증액분은 뉴욕·아이다호·버지니아 프로젝트를 포함한 기존 계획에 더해지는 것으로, 마이크론은 이를 통해 전 세계 D램 생산의 40%를 미국에서 담당하고 미국 내에 약 10만 개의 일자리를 만든다는 장기 목표를 제시했다. 여기에 미국 반도체 공급망 강화를 위한 최대 30억 달러 추가 투자도 함께 발표됐다.

메모리 삼국지, 무대는 미국으로
마이크론의 이번 결정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앞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이 두 한국 기업에 '미국 내 메모리 생산을 더 늘리라'고 압박했다고 보도된 가운데, 마이크론이 자국 내 대규모 증설로 선수를 친 모양새다. AI용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첨단 D램을 둘러싼 경쟁이 '어디서 만드느냐'의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마치며
AI 데이터센터 수요가 메모리 3사를 미국 본토 증설 경쟁으로 몰아넣고 있다. 관세와 보조금이라는 정책 변수까지 얽힌 상황에서, 마이크론의 '선제 베팅'이 한국 메모리 기업의 미국 투자 셈법을 어떻게 흔들지 주목된다.